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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항
이우환 , < 관계항 > , 1984
자연석, 철판, 유리판 , 자연석40cm × 43/판140x160:15cm

이우환은 자신의 조각에 초기에는 〈관계〉, 〈구조〉, 〈현상과 지각〉 등과 같은 제목을 붙였으나 1972년경 이전의 작업들을 포함하여 〈관계항〉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초기의 〈관계항〉에는 유리를 깨는 작가의 행위와 착시, 트릭이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작가는 철판을 바닥에 놓고 철판 위에 유리를 올려놓는다. 그리고 돌을 떨어뜨려 유리를 깬 후 깨진 흔적 위에 돌을 놓는다. 관람자는 유리의 깨진 흔적을 철판이 깨진 것으로 오해하기도 하고 유리 위의 돌 때문에 유리가 깨졌다고 생각하지만, 균열이 시작된 지점과 돌이 놓인 지점이 어긋나있다. 이우환의 관심은 물질들 사이의 관계에서 물질과 물질이 놓인 공간이 맺는 관계로 확장되며, 이에 따라 작가의 행위는 축소되고 작품의 외양은 단순해졌으며 관람자는 관계가 보여주는 열린 구조에 주목하게 된다. 서구철학은 존재의 철학이었다. 철학의 시작은 존재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시작하였다. 존재가 가능하게 하는 제1원인이 무엇인지 추적하는 형이상학이었다면, 이우환은 존재는 존재가 온갖 사물과 현상, 즉 세계와의 관계 맺음을 통해서만 드러날 수 있다는 사고를 예술을 통해 현시해준 것이다. 따라서 관계 철학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사물과 사물, 존재와 존재, 세계 네트워크 안에서의 관계 그물 속에서 착종(錯綜)되는 온갖 연기들을 형상화시킨, 시각적 철학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소장품 100선』, 대구미술관,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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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