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초기 녹인 납을 이용한 반형태(anti-form)적이고 비조각적인 시도를 해오던 작가의 작업과 연장선에 있는 이 작품은 리처드 세라의 대표적인 에칭 작품으로 매체가 주는 물성의 개념과 매체의 특성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수직충동, 수평충동』, 대구미술관, 2018

〈무제〉(1988)는 도널드 저드가 사물의 형식과 존재 방식을 연구하기 위해 작업한 목판화 작품이다. 다섯 쌍이 화면은 동일한 크기의 직사각형과 직선의 형태를 갖고 있다. 각각의 쌍은 서로 색채를 달리한다. 색채의 위치를 서로 바꿈으로써 면적과 비율에 따라 작품이 어떻게 달라 보이는지를 보여준다. 이 정제된 목판화에서 보이는 시지각적 심리학을 실제 조형물에 응용해서 다양한 실험을 지속시켰다.

『소장품 100선』, 대구미술관, 2020

정연두(1969~)가 연작의 제목으로 삼은 〈로케이션 Location〉의 사전적 의미는 ‘스튜디오 내에서 하는 세트 촬영이 아닌, 옥외에 서 실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하는 촬영’이 다. 이때 극의 스토리 전개를 위한 배경으로 정확히 들어맞는 적합 한 장소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 경우 대개 소품이나 카메라 조작, 조명 등의 기법을 동원하여 필요한 장소를 ‘연출’하게 되고, 일반적 으로 창작자는 이러한 연출이 최대한 드러나지 않도록 의도한 다. 즉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많은 공을 들인 다. 그러나 정연두는 ‘연출’된 장치들을 작업에서 의도적으로 드러 냄으로써 이런 장면이 하나의 ‘설정’이고 ‘가짜’라는 진실을 그대로 보여 준다. 〈로케이션〉 시리즈는 현실에 있을 법한 모습을 보여주 되 실재와 가상이 공존하면서 이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모호하게 존 재하는 풍경을 담아 낸다.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3D 영화도 나오고, 마치 공상과학이 사실인 것 처럼 보여지고, 이런 것들이 너무나 당연해 지는 시점에서 나같은 사람이 만드는 것을 과연 일루전이라고 얘기 할 수 있을까. 내 작품들은 사실, 현실, 리얼리티를 리마인드시켜 주 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반( 反)일루전 아티스 트가 아닐까”. 작가의 말대로 속 연출된 상황들은 온갖 기교의 가상 이미지, 디지털 기술이 실재를 위협하는 지금 오히려 아무런 의도나 개념도 없이 ‘진짜’를 제시한다. 정연두는 사진이라 는 사실적인 매체를 통해 실재하는 현실과 연출된 장치들을 대비시 키며 현실과 비현실,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탐색한다

『회화 아닌』, 대구미술관, 2023

정연두(1969~)가 연작의 제목으로 삼은 〈로케이션 Location〉의 사전적 의미는 ‘스튜디오 내에서 하는 세트 촬영이 아닌, 옥외에 서 실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하는 촬영’이 다. 이때 극의 스토리 전개를 위한 배경으로 정확히 들어맞는 적합 한 장소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 경우 대개 소품이나 카메라 조작, 조명 등의 기법을 동원하여 필요한 장소를 ‘연출’하게 되고, 일반적 으로 창작자는 이러한 연출이 최대한 드러나지 않도록 의도한 다. 즉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많은 공을 들인 다. 그러나 정연두는 ‘연출’된 장치들을 작업에서 의도적으로 드러 냄으로써 이런 장면이 하나의 ‘설정’이고 ‘가짜’라는 진실을 그대로 보여 준다. 〈로케이션〉 시리즈는 현실에 있을 법한 모습을 보여주 되 실재와 가상이 공존하면서 이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모호하게 존 재하는 풍경을 담아 낸다.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3D 영화도 나오고, 마치 공상과학이 사실인 것 처럼 보여지고, 이런 것들이 너무나 당연해 지는 시점에서 나같은 사람이 만드는 것을 과연 일루전이라고 얘기 할 수 있을까. 내 작품들은 사실, 현실, 리얼리티를 리마인드시켜 주 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반( 反)일루전 아티스 트가 아닐까”. 작가의 말대로 속 연출된 상황들은 온갖 기교의 가상 이미지, 디지털 기술이 실재를 위협하는 지금 오히려 아무런 의도나 개념도 없이 ‘진짜’를 제시한다. 정연두는 사진이라 는 사실적인 매체를 통해 실재하는 현실과 연출된 장치들을 대비시 키며 현실과 비현실,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탐색한다

『회화 아닌』, 대구미술관, 2023